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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
  • 저자 : 김여정 지음
  • 출판사 : 그린비
  • 발행연도 : 2021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914-ㄱ824ㄷ
  • ISBN : 9788976826572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게 된 여행은 보통 즐거워서 가는 것이다. 설렘 가득 안고 뙤약볕에 살 태우며, 때로는 소나기에 몸 적시고 새로움을 만끽하는 것이야 말로 여행객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삶이 그렇듯 여행도 모두 다 즐거울 수는 없다. 그 중에는 눈물을 머금고 아픔을 달래가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옮기는 그런 여행도 있다. 잔혹한 비극이 벌어진 역사적 장소를 돌아보며 그 때의 참상과 남은 자들의 슬픔을 넘치도록 담아내는 여행, 바로 다크 투어다. 수많은 슬픔의 파도를 지나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망망대해에서 삶이라는 등대를 좇아 겨우 돌아오게 되는 이 항해 같은 여행은, 시작만 있을 뿐 끝은 없어 보인다. 저자는 한국과 더불어 학살의 아픔이 깊이 새겨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당시의 참극을 몸과 마음 속 깊숙이 박아 넣고 슬픔과 경계의 눈빛을 흘리는 남겨진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었다. 스펀지처럼 그들의 아픔을 빨아들인 저자가 읊조리는 역사적 사실과 여행 당시의 감정,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들은 끝없는 심해를 바라보는 것 같아 차마 마주하고 버티기 힘들다. 내게 있으리라고는 차마 생각지 못했던 어떤 사명감 같은 것들이 나의 목을 고정시킨 까닭에 나는 힘겹게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에서 소개된 다크 투어의 현장은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그리고 타이완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 제사나 기일이 같은 날 치러지는 마을이 여기 뿐만은 아닐 것이다.(학살은 같은 날에 일어나고 만다.)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리고 차마 말 못할 구차하고 추악한 이유로 살해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져, (예수를 믿지는 않지만)누군가가 대신 죄를 짊어질 수도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 그렇기에 참극의 진실과 아픔은 널리 전파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느끼고 공감하여야만, 그래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그들의 슬픔을 짊어져야만 참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기 위한 책이다.

 

거대한 참극의 아픔을 마주했다고 해서 슬픔에 잡아먹힐 필요는 없다. 떨쳐내고 삶을 살아가는 편이 오히려 현명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떠올리고 느끼며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기억이다. 그 기억들이 공유되고 한데 어우러져 끝내 힘을 가지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다크 투어의 진정한 의미는 아마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저자 소개 (저자: 김여정)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영국지부, 동티모르 독립 투표 선거감시단원, 캄보디아 보육 센터 지원 사업 등 NGO 활동가로 활동했다. 이후 용산구 보광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한국전쟁을 경험한 할머니들을 손님으로 만나게 되어 채록한 증언을 다룬 작품인 그해 여름으로 2020년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의 학살 사건과 그 유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기억하고자 기록한 다크 투어2020년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 나의 특별한 여행기7

 

목포의 눈물11

한국 - 전라남도: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신들의 섬, 죽음의 섬49

인도네시아 - 발리: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정글의 구눙 티쿠스75

말레이시아 - 바탕칼리: 1948년 바탕칼리 학살

 

임을 위한 행진곡, 메이리다오103

타이완 - 타이베이: 1947228사건

 

붉은 동백꽃131 한국 - 제주도: 제주 43사건

 

못다 한 이야기163

하늘과 우주를 넘어

 

나가며: 나와 이 여행을 같이한 이들에게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