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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저자 : 양창모 지음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발행연도 : 2021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510.4-ㅇ291ㅇ
  • ISBN : 9791160404708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장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있으며, 의료사각지대에 놓이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 위해 제도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 책은 한 의사가 병원 진료실 밖에서 시골 어르신들을 왕진하면서 배우고 느낀 이야기를 쓴 책이다. 차분하면서도 담백한 문체로 써 내려가 읽기가 쉽고, 담담하게 쓴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아 책을 덮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호호방문진료센터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후원으로 수몰된 농촌 지역 보건 의료지원사업으로 방문을 시작했다고 한다.

 

진료실 밖, 환자의 집에서 왕진하게 되면서 환자를 질병이 아닌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외출하고 싶어도 무릎 높이의 계단 때문에 집 밖을 나가기 힘들거나, 관절염으로 극심한 통증에도 손빨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반신 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댁의 깎아놓은 문턱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마음을 다해 진료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활공간을 보고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어르신 한 분을 모시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누구나 노인이 될 수 있다. 나한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나의 문제, 우리 가족의 문제, 우리 이웃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읽게 된다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시계가 세 개나 있었으나 모두 가리키는 시간이 달랐다. 어느 하나 맞은 것이 없는 시계는 거기에 사는 분들의 사정을 가리키고 있었다. .p.54

 

나는 의사 놈들이 될 수도 있고 의사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아무런 접촉이 일어나지 않는 세계 속에 갇혀서 오직 자신의 욕망, 자신의 고민만 들여다보는 사람. 그것이 내가 있었던 의사들의 세계다. 진료실은 의사를 자폐적 세계에 가둔다. 타인의 고통에 누구보다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누구보다 둔감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에 가능해진다. 왕진을 갈수록 의사들의 진료실을 혁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진료실이란 공간은 단순히 환자를 증상의 덩어리로 보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사로 하여금 환자들의 삶에 눈을 감게 만드는 눈가리개 역할도 한다. P. 283

저자 소개 (저자: 양창모)

강원도의 왕진의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웃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며 가까이 오래 있고 싶어서 가정의학을 전공했다. 국가보다 한 사람의 이웃이 훨씬 중요하다 믿고 시민이 병원의 주인인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이웃으로 지역에서 이런저런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다. 등 떠밀려 앞으로 나간 적이 몇 번 있으나 모임에선 주로 맨 뒷자리에 앉는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시작했다.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600회가 넘는 왕진을 가다보니 한국에서 남의 집 문턱을 가장 많이 넘나든 의사 중 하나가 되었다. 동네에서 욕먹지 않는 의사로 살아가는 게 꿈이다.

 

저자 소개 (저자: 양창모)

강원도의 왕진의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웃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며 가까이 오래 있고 싶어서 가정의학을 전공했다. 국가보다 한 사람의 이웃이 훨씬 중요하다 믿고 시민이 병원의 주인인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이웃으로 지역에서 이런저런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다. 등 떠밀려 앞으로 나간 적이 몇 번 있으나 모임에선 주로 맨 뒷자리에 앉는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시작했다.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600회가 넘는 왕진을 가다보니 한국에서 남의 집 문턱을 가장 많이 넘나든 의사 중 하나가 되었다. 동네에서 욕먹지 않는 의사로 살아가는 게 꿈이다.

 

목차

1. 찾아가야 보이는 세계

6분의 오디션 / 추억은 방울방울 / 멀미 / 매운 냄새 / 가까이 오래 / 가난하지 않다 / 서로 다른 시계 /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 / 대체 불가능한 사람 / 태장동 할머니(1)-내가 만난 숲 / 태장동 할머니(2)-거미줄 / 태장동 할머니(3)-구름의 발자국 / 숯이 놓인 방 / 두 가지 마술 / 말없이 하는 말 / 따듯한 통증 / 어둠 속에 있어야 보이는 것들 / 탁류 속 행복 / 날개를 감추다 / 빛나는 여백

 

2. 어른거리는 얼굴들

민 할아버지의 수난극 / 쓰잘데기없는 의사 / 코끼리는 움직일 수 있다 / 할아버지의 산나물 기적 / 산소통 없이 /

주스 한 잔 / 반성문 / 후배가 찾아왔다 / 사라진 구멍가게 / 메아리 / 병 주고 약 주는 / 질문합시다 / 요양원 풍경 / 마음의 속도 / 나를 잡은 항생제 / 월식 /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사람들 /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 10/

내 몸이 아플 때

 

3. 우리를 마중하는 세계

무통 사회 / 운이 좋다면 노인이 된다 / 간병을 거부할 자유 / 지역의사가 보는 지역의사제’ / 싸움 이후의 시간 /

의사들의 힘이 나오는 곳 / 두 종류의 전문가 / 미세먼지 수치가 말하지 않는 것 / 황소개구리 / 혈당 54 / 오솔길에 대한 예의 / 우리가 빛의 속도로 내릴 수 없다면 / 작은 공간의 행운 / 뚜껑 열리는 소리 /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