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첩보물이라는 고전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소재에 문학을 끼얹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스위트 투스>는 읽으면 읽을수록 문학에 더욱 심취해 지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미모의 스파이가 타깃과 사랑에 빠진다는 진부한 클리셰를 ‘문학으로 지식인 포섭’이라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비틀면서 저자는 그 천재성과 실험 정신을 또 하나의 걸작에 담았다. 이미 <속죄>로 명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가 끊임없는 문학열을 갖고 있는 것이 참 반가울 따름이다.
작중 서로 다른 문학적 취향을 가진 주인공 세리나 프룸과 그녀의 타깃인 신인 작가 톰 헤일리는 어쩔 수 없는 상대방의 매력에 점차 끌리게 된다. 사랑과 임무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문학이라는 조미료 덕분에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미련이 남듯 둘의 사랑은 결여된 진심으로 인해 더욱 뜨겁게 불타오르는 듯하다. 세련되고 종잡을 수 없는 저자의 비유와 풍부한 묘사는 마치 잘 만들어진 영화처럼 생생히 다가왔다.
어딘가 익숙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와 구성을 보여 주고 있는 책이다. 재미와 더불어 마음 깊이 전해지는 무언가를 찾느라 앓고 있는 독자에게 그 처방으로 이 책이 적절할 듯싶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창작의 욕구가 샘솟을지도 모른다. 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저자 소개 (저자: 이언 매큐언)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48년 영국 서리 지방 알더샷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와 독일, 리비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1970년 서식스대학교 영문학부를 졸업한 후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소설가 맬컴 브래드버리의 지도하에 소설 창작을 공부했다. 1975년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데뷔했고, 이 책으로 서머싯 몸 상을 수상했다. 1992년 『검은 개』를 발표해 『위험한 이방인』에 이어 두번째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98년 『암스테르담』으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이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속죄』로 LA 타임스 도서상, 전미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7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키라 나이틀리, 제임스 매커보이 주연 영화 〈어톤먼트〉가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고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 『넛셸』이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으며, 가디언과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오프라닷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NPR 등 주요 매체로부터 그해 최고의 책으로 꼽혔다. 2012년 출간한 『스위트 투스』는 냉전 시대 스파이 소설의 서스펜스와 문학 창작에 대한 물음을 대가의 솜씨로 엮어내 『속죄』의 성공을 뒤이을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시멘트 가든』 『이노센트』 『토요일』 『체실 비치에서 』 『솔라』 『칠드런 액트』 『머신스 라이크 미』 『바퀴벌레』 등이 있다. 2000년 영국 왕실로부터 커맨더 작위를 받았으며, 2011년 예루살렘상을 수상했다. 2020년 괴테문화원이 수여하는 괴테 메달을 받았다.
♣ 목차
스위트 투스 … 11
감사의 말 … 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