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담이가 지각을 하는 날이면 가방 안에 필통이, 필통 안에 연필들이 멀미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왜 조금 일찍 일어나지 못할까 하며 매일 뛰다시피 등교하는 담이가 원망스럽지만 재미없는 일기를 억지로 쓰느라 늦게까지 씨름하는 걸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책 속 연필들은 자신의 주인과 하나가 되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고스란히 적어내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담이가 친구에게 빌려준 딸기 연필의 경험은 모두에게 부러움을 갖게 합니다. 동시도 짓고 수학문제도 술술 풀고 일기도 담이보다 세배는 더 썼다는... 어쩌면 어린이들의 고민을 연필에 빗대어 이야기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갖가지 상황에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상처 주지 않는 예쁜 마음씨들이 한 가득 담긴 따뜻한 책입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강예진
⊙ 저자소개
글 : 길상효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중편 소설 「소년 시절」로 2018년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수상했으며, 글을 쓴 책으로 「점동아, 어디 가니?」, 「최고 빵집 아저씨는 치마를 입어요」,「그 말 내가 전할게」등이, 옮긴 책으로 「산딸기 크림봉봉」, 「살아남은 여름 1854」 등이 있다.
그림 : 심보영
밤이 깊어질 때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연필들이 사각사각 말을 한다. 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스케치북에 그려 보고 싶지만 가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쓰고 그린 책으로 「대단한 수염」, 「앗, 내 모자」, 「식당 바캉스」, 「털복숭이 형」 등이 있으며, 「이상한 우주의 엘리스」, 「쿨쿨」, 「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에 그림을 그렸다.
⊙ 목 차
깊은 밤 필통 안에서
뭐라도 써 봤으면
걱정할 게 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