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살 곳을 찾아 떠돌아다니던 사람들은 더위와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나무가 우거진 살기 좋은 숲에 다다르게 된다. 나무 사이에서 뛰어놀다 지치면 푹신한 이끼에 기대어 자기도 하면서 숲과 함께 살던 사람들은 좀 더 편안한 삶을 위해서 나무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결국 거의 모든 나무가 베어지고 풀때기 같은 작은 나무 한 그루만 남게 된다.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세웠던 커다란 벽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고 서로를 의심하며 삭막한 마을이 되어간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는 어른들은 ‘마지막 나무’까지도 베어오라고 아이들에게 시킨다. 마지막 나무에 모여든 아이들은 나무를 베는 대신에 나무를 가꾸고 같이 시간 보내는 즐거움을 알아가게 된다. 어른들에게 이런 즐거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지만 어른들은 귀 기울이지 않고 나무만을 요구한다. 더 이상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어른들과 달리 나무를 가꾸며 공존의 가치를 깨닫게 된 아이들은 마지막 나무를 지키기 위해 어른들과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들에 의해 ‘마지막 나무’는 지켜지고 ‘첫 번째 나무’가 된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문제 상황들은 과거의 우리가 겪었던 경험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새롭게 닥칠 문제들을 헤쳐 나가기 위한 새로운 시각은 어른 세대가 아닌 어린이로부터 나오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어린이책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