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너 같은 거 꼴도 보기 싫어!” 친구가 이렇게 말하고 휙 뒤돌아 가버렸다. 왜 그런지 얘기도 안 해줘서 이유조차 알 수 없다. 황당해서 눈물도 나고 화가 나다 나도 똑같이 그 아이를 미워하기로 한다. 그러면 시원한 복수가 될까 했지만 실은 그렇지를 못하다. 하루 종일 무엇을 해도 그 아이를 떠올리게 되고, 내 안에서 점점 자라나는 미움이란 감정에 사로잡혀 버리게 된다.
이 책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어봤을 ‘미움’이라는 감정 상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좀처럼 내게서 떠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과 감정과 그 변화가, 목에 걸린 생선 가시 등과 같이 쉽고도 명료한 시각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화’와 같은 다른 부정적인 감정과는 달리, ‘미움’은 대개 한때 친밀했던 (혹은 친밀해지고 싶었던) 관계에서 생기곤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직접 말하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어려워, 오히려 꽤 오랜 동안 안고 지내게 된다. 그동안 그 감정은 점점 커져 나를 괴롭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소란스런 마음으로 잠이 들지 못할 때, 하룻밤 푹 자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비단 어린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린이책시민연대
⊙ 저자소개
저자: 조원희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다가 잠이 든 적이 있습니다. 누구였는지는 잊어버렸지만, 괴로웠던 감정은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미움〉은 그때의 마음을 그린 책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소년〉 〈이빨 사냥꾼〉 〈콰앙!〉 〈동구관찰〉 등이 있습니다.
⊙ 목 차
목차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