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우리 할머니는 해녀예요. 할머니가 미역밭 가꾸러 드갔다가 넓적한 광어를 만났는데 살려 달라면서 바위틈으로 가자더래요. 뚱뚱해서 못 지나간다 했더만 할머니 몸이 어느새 납작궁이 된데다 요래요래 등에 아가미까지 생겨서 물 위로 안 가도 숨이 쉬어지더래요. 여차여차해서 광어 고놈이 할머니를 데려간 그곳, 용궁에는 콧구멍에 빨대가 꽂힌 용왕님이 울고 있었데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해파리, 진주가 아닌 병뚜껑을 품은 조개, 면도기가 낑겨서 밥도 못 묵는 바닷새…… 물속 다른 친구들도 저마다 아픔이 있더래요.

바닷속 친구들은 왜 이리 아플까요? 맞아요. 우리가 쓰고 버린 물건이 친구들을 힘들게 하고 있어요. 바다 동물들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요? 할머니 망사리가 가득 찬 걸 보면 할머니에겐 할머니만의 방법이 있나 봐요. 우리도 할머니를 따라가서 같이 용궁 여행 갔다 와요.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어린이책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