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기본소득을 검색해보면 많은 기사와 글이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굳이 검색하지 않더라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요즘 들어 ‘기본소득’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만큼 논쟁이 뜨거운 키워드다. 제목에서 본인을 소개하고 있듯이 동네의사인 저자는 동네 의사의 시각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접근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진료실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진료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동네병원이라는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장소에서 동네 의사의 눈으로 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통해 전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2020년, 뜻밖의 코로나를 맞이하면서 우리들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변화를 겪으며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책에서 저자의 말처럼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약한 구석을 들춰냈다. “(p.6) 질병에는 우리 사회가 들어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기회를 주었다. 생활고에 못 이겨 자녀와 ‘동반 자살’을 택한 부모들, 아파도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 일에 쫓겨 아픈 아이 돌볼 시간조차 못 내는 어른들, 하물며 외롭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여유는 꿈에도 낼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대기업의 재택근무가 그림의 떡인 가난한 노동자들” 그러면서 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언급한다. “(p.164) 누구나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도대체 누가 일하려고 하겠는가?” 기본소득을 둘러싼 가장 첨예한 논쟁이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저자 역시 이 질문을 받으면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든다고 말한다. ‘지금보다 적게 일해야 한다.’ ‘노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을 통해 풀어 해석을 덧붙인다. 동네 의사인 저자는 코로나, 성소수자, 생활고, 노동시간 단축, 경력단절, 여성과 비정규직 일자리, 출산율과 아동복지 문제, 철탑 위에 올라간 노동자 등등 기본소득이라는 키워드 아래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일깨워준다. 한편으로 책의 말미에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까지 자세히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기본소득, 이에 대한 찬반의 의견은 각자의 몫이지만 찬반의 의견을 갖기 위해서는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시각에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살아갈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이기 때문에 이 책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시각이 담긴 다른 책들도 함께 읽는다면 의견을 갖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기본소득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출판되어 도서관에도 비치되어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이러한 책들을 읽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닌, 결국은 우리 자신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