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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보세요
카메라를 보세요
  • 저자 : 커트 보니것 지음 ; 이원열 옮김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연도 : 2019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843.5-ㅂ846ㅋ
  • ISBN : 9788954660082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삶은 종종 아이러니를 맞는다. 가운데쯤 서서 양쪽을 바라보면 진실과 거짓은 가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고, 몇 겹의 필터로 된 카메라는 좋은 변명거리가 되어 사람들의 눈을 속인다. 커트 보니것은 그 카메라를 치워버린 듯하다. 빈자리엔 그만의 재치와 엄숙함, 그리고 아이러니들이 남았다.

 

구구절절 밝히는 설정 놀이는 히어로 영화로 족하다. 커트 보니것은 클래식 SF의 묘미를 잘 살렸다. 그의 세계관은 작품마다 잘 녹아들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상상할 여지란 여지는 모조리 남겨두는 그의 작법은 무척 피곤하면서도 즐겁다. 퍼즐을 맞추지 못한 채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마다 좌절과 기대를 동시에 느꼈다. 현실비판이라는 표지 속 광고문구를 봐버린 탓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만나면 나 자신이 더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현실이 이 이야기의 비판 대상이란 말인가! 세상이 부조리로 가득 찬 것만 같다.

 

미발표 단편선이라는 마케팅은 저자의 생사여부와 인지도, 기타 등등의 요인으로 성공 여부가 갈리는데, <카메라를 보세요>는 그러한 조건들이 모두 넘칠 정도로 적합하여 되려 당황스러운 책이다. 다만 대부분의 미발표 단편선이 그러하듯 저자의 마음에 들지 못한 작품이라는 오명이 남는다. 그러나 구겨진 채 쓰레기통으로 던져진 종이 뭉치가 아니고서야 어찌 그의 애정이 서리지 않았겠는가. 보니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더 엄격한 사람이었는 듯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 <카메라를 보세요>는 미발표 단편선의 제1조건, ‘저자가 사망했을 것을 충족시킨다.

 

자극적이지 않은 SF는 요즘에 드문 것이 되었다. 끓어오르는 양념을 쏟아붓는 요리도 맛있지만, 간만 얼추 맞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요리도 있다. 보니것은 담백하게 했다. 절제된 문장 속에 담긴 풍부한 사유는 그의 작품관이 어떤지 절실히 알려준다. 씹을수록 고유의 육즙을 맛볼 수 있는 것.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저자 소개 (저자: 커트 보니것)

저자 : 커트 보니것

1922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쇼트리지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지 데일리 에코편집자로 활동했다. 이후 코넬대학교에 진학하며 보니것 자신은 아버지처럼 건축을 공부하거나 인류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생화학을 택한 후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 신문 코넬 데일리 선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데 더 열중했다. 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좋지 않은 성적과 평화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기고로 인해 징계를 받은 후 대학을 그만두고 군에 입대한다. 1944년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유럽으로 보내졌고,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서 지내게 된다. 1945년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13만 명의 드레스덴 시민들이 몰살당하는 비극적 사건 한가운데 서게 됐던 이때의 체험은 이후 그의 문학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송환된 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에 입학했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던 그는 학위를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일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콜리어스〉 〈아거시같은 잡지에 단편소설을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1952자동 피아노를 출간하며 등단한 그는 고양이 요람(1963) 5도살장(1969) 등을 세상에 선보이며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반전反戰 작가로 거듭났다. 이후 소설과 에세이 집필은 물론 대학 졸업식 연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1997타임퀘이크를 마지막으로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 맨해튼 자택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몇 주 후 사망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마더 나이트』 『나라 없는 사람』 『세상이 잠든 동안』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아마겟돈을 회상하며등이 있다.


 

목차

서문

1951년 밀러 해리스에게 보내는 커트 보니것의 편지

 

비밀돌이

푸바

지붕에서 소리쳐요

에드 루비 키 클럽

셀마를 위한 노래

거울의 방

작고 착한 사람들

안녕, 레드

작은 물방울

개미 화석

신문 배달 소년의 명예

카메라를 보세요

우주의 왕과 여왕

설명을 잘하는 사람

 

커트 보니것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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