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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 저자 : 오성은 지음
  • 출판사 : 책밥상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688.04-ㅇ388ㅅ
  • ISBN : 9791197104633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서로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의 역경과 고난을 두고 볼 수 없어(답답함에 목이 막히고 닭살이 돋아) 로맨스 같은 달달한 영화는 여태껏 거부해 왔었다. 찾아본 적은 거의 없고 기껏 본 몇 편이라곤 죄다 학창 시절 자습 시간에 틀어준 것이 전부다.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본 영화가 <어벤져스>인 만큼 나의 영화 취향은 확고했다. 액션이든 SF든 그 안에 로맨스가 녹아 든 경우는 상관없지만, 주제가 아예 사랑이라면 일단 리스트에서 빼기 일쑤였다.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은 사랑과 관련된 영화와, 그 속에 담긴 음악 및 사운드를 저자 특유의 감미롭고 부드러운 문체로 소개하는 책이다. 영화 자체의 내용보다는 음악과 소리, 그로 인해 스며드는 감정을 조명하여 로맨스 기피 기질인 나에게도 거부감이 없었다. 또한 책에 소개된 영화 중 한두 편 정도의 이름만 들어봤을 뿐 아는 영화가 전무하다보니 오히려 나만의 감정과 느낌을 활자로부터 낚아 올릴 수 있었다. 아는 것을 마주하는 기쁨도 좋지만 미지와의 조우도 신나는 일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소리는 존 브라이언의 스코어에 녹아 있다. 조화롭게 들려오는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화음은 부드럽게 어울리다 서로를 비켜나기도 한다. 마치 조엘과 클레멘타인처럼. 감독은 그들이 즉흥적으로 이끄는 대로 가게 내버려 둔다. 그들을 막는 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찾는 것도 그들이다.

그들은 깨닫는다. 몇 번이고 기억을 지워내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는 유일한 진실을. 사랑을 잊어버릴 수는 있지만, 아직 잃어버린 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사랑은 왜 이렇게 아픈 걸까. 누군가는 아픔이야말로 사랑의 증거라고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왜 항상 아픔을 동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피할 수 없는 아픔과 사랑, 그 중간에 있는 무수한 감정들은 영화에서 영상뿐만 아니라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로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비장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톡톡 두드리는 듯한 발소리, 심장소리, 잡다한 기계음들이 그렇다. 저자는 쉽게 흘려들었을 소리들의 의미를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전한다. 책 속 영화들을 본 적 없는 나로서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저자의 표현은 설득력 있고 사려 깊다. 읽는 동안 책장을 넘기는 소리마저 의미 있게 다가오는 시간, 그리고 사랑에 대해 한 번쯤은 눈 감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고 싶은 수많은 청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덤같이 붙은 음악&영화 목록은 저자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저자 소개 (저자: 오성은)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영화, 음악, 그림, 커피, 와인 등 감각적이면서도 사색을 품는, 예술을 닮은 모든 것에 마음을 주는 심오한 감성쟁이이다. 중편 소설 런웨이로 등단했다. 단편영화 향수를 연출하고 각종 방송과 강의에서 음악을 포함한 모든 소리를 더 깊이 감상하는 듣는 영화로써 텍스트 읽기를 제안하는 영화쟁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소설을 쓰고, 영화를 깊이 듣는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쓴 책으로는 〈〈바다 소년의 포구 이야기〉〉 〈〈여행의 재료들〉〉과 중단편 소설에 런웨이, 앤소로로 〈〈미니어처 하우스〉〉에 참여했다. 현재 부산 가톨릭방송인 CPBC에서 별 다섯 개 영화 음악을 진행하고 있다.


목차

prologue

intro, 사랑이란

13 바람이 말하길 사랑은 이 길로 올 거래요 _ 비포 선라이즈

19 사랑에 관한 모든 소리 _ 베티 블루

25 늦은 가을의 이야기 _ 만추

33 사랑은 지는 게임 _ 에이미

39 작고 환한 순결한 마음 _ 러빙 빈센트

당신의 자리 _ 라 비 앙 로즈

 

take 1, 사랑하거나

53 새로운 다리가 들려주는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 _ 퐁네프의 연인들

60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는 일 _ 타인의 삶

66 그녀가 작곡한 사진을 듣다 _ 그녀

74 미친 사랑의 뽕짝 _ 스토커& 박쥐

84 우리는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 _ 이터널 선샤인

90 우산 아래 숨은 사랑의 노래들 _ 쉘부르의 우산

97 어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춰야 하는 것처럼 _ 블루 발렌타인

104 아직 무도회는 끝나지 않았다 _ 아이즈 와이드 셧

111 그곳에 존재하는 하와이안의 노래_ 디센던트

118 간절히 부르는 그 이름들 _ 너의 이름은.

124 우리는 모두 당신의 친구 _ 엔니오 모리꼬네

 

take 2, 고독하거나

135 Almost Blue _ 본 투 비 블루

141 고독의 연주를 끌어안는 자, 토니 타키타니 _ 토니 타키타니

149 재능 있는 리플리메리카노 _리플리

158 도시의 마지막 구원자 _ 택시 드라이버

164 나 좀 고쳐주세요 _ 데몰리션

171 우울한 사랑과 실패할 열정 _ ‘문제없어요그녀에게

177 길 위의 젤소미나 _

183 그리고 세상은 이토록 고독하다 _ 아비정전

191 노크로 남은 순간 _ 노킹 온 헤븐스 도어

197 우리 각자의 라라랜드 _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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