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기. 누구나 역사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조선시대에 네덜란드 배가 제주도에 난파되었는데 그 중 하멜이라는 사람이 일기처럼 기록했고, 그 당시 상황을 아는데 도움이 되는 역사적인 자료이다.’ 정도로 알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은, 주변에 은근 하멜표류기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 나와 같은 정도의 교과서적인 정보만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멜이 제주도에 표류되기 이전에 박연이라는 최초의 서양인이 한국에 있었다. 한국 성과 이름을 쓰고 훈련도감에서 일하며 한국여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한국에 살게 된 박연 또한 하멜처럼 네덜란드 인이었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굉장히 유명한 사료임에도 이 밖에 아는 내용이 없고, 의문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박연과 하멜은 어쩌다 우리나라에 불시착하게 되었을까? 조선시대에 벌써 일본은 네덜란드와 활발한 무역을 하고 있었고, 일본에 처음 커피문화를 전파시킨 나라가 네덜란드라고 대학시설 일본사정 시간에 들었다. 이유는 이와 관련되어 있었다. 네덜란드 회사의 선박이 일본으로 향하던 중 한국을 지나쳐가는 데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류하게 된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고국 또는 일본으로 가고자 요청했으나, 우리나라 국왕과 관료들은 혹여 고국으로 돌아가, 우리나라의 국방에 대한 실상을 자세히 고하면 공격당할 수 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한국에 머물러 살도록 했다. 청나라와 사이가 좋을 때에는 표류한 외국인을 역관이 많은 청나라로 돌려보냈으나, 청나라와 사이가 소원해진 후에는 정착을 돕거나, 감시했다고 한다. 박연은 무기를 다룰 수 있기에 훈련도감에서 교육하는 업무를 담당했으나, 하멜과 동료들은 14년 동안 남부지방에서 최소한의 식량만을 주고, 노동을 시켰다. 하멜 표류기는 하멜이 우리나라에서 머물던 14년과, 감시를 피해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조사받았던 내용,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게 배와 식량을 지원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기록이다. 읽다보면 국가를 외부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자 노력하는 국왕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개개인 1명씩의 사정을 보면, 가족과 생이별하여 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꽤나 안타깝다. 만약, 1650년대 우리나라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하멜표류기를 읽을 것을 추천한다. 청소년에게도 좋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풍’이라는 동아리에서 《TIME》지 해설 강의를 맡아 전 서울대학교 내에 시사 영어 열풍을 일으켰던 신화적인 인물이다. 최근에는 동양의 고전과 서양의 대표적 사상가들을 결합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며, 동양 고전이 새롭게 읽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영어 관련 저서 및 역서로 『신동운 영어강의록』 『영어의연구』 『영어뇌 만들기』 『삼위일체 영어 캠프』 『40대가 다시 읽는 청춘 영시』 등이 있다. 인문서로는 『손자병법 삼십육계』 『365일 촌철살인의 지혜 - 고사성어』 『365일 보편타당한 지혜 - 사서오경』 『링컨의 기도』 『상상력의 마법 : 다빈치처럼 두뇌 사용하기』 등을 짓고 편역했다.
♣ 목차
프롤로그: 태풍으로 조선에 표착한 하멜과 그 일행의 억류생활을 기록하다
하멜 일지
1653
1654
1655
1656
1657
1658
1659
1660
1663
1665
1666
1667
나가사키 부교의 질문과 우리들의 답변
조선국에 관한 기술
국왕의 권위에 대해서
기병 및 보병의 장비에 대하여
왕국 고문관 및 고급·하급 관리에 대하여
국왕·귀족의 수입 및 지방세에 대하여
중죄와 그 형벌
종교·사찰·승려 및 종파에 대해서
가옥과 가구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교육에 대해서
국민들의 성실성과 용기에 대하여
외국과의 무역 및 상업에 대해서
도량형에 대하여
언어·문자·계산법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