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결론이 아니며, 우리의 마지막 언어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을 겪는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속아서 팔려가 시작한 결혼생활, 그리고 마침내 한국으로. 그 모든 여정을 담은 책 “19년”은 탈북과 인신매매로 지난한 세월을 보낸 저자가 딸에게 들려주는 애정 어린 인생담이며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인민의 처참한 생활상과 상상할 수 없는 탈북자의 고난을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서이며, 스스로 삶을 끝내려했던 절망 속에서 굳은 의지로 다시 일어서 희망을 찾은 저자가 우리에게 보내는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다.
어린 시절, 저자는 평양에서 태어나 의사인 어머니와 군대 운전사인 부모의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랑을 받는 소녀였다. 그러나 당의 방침에 따라 허깨비 같은 자유와 가정의 평화는 무너졌으며, 천진한 소녀에서 한 끼를 걱정하며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가장이 되어 죽을지도 모르는 여정을 감행해야 했다. 그리고 시작된 공포와 폭력에 점철된 탈북생활과 결혼생활.
19년을 보고 있으면 체제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도 극적으로 나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자유는 추상적이어서 우리는 가끔 자유의 가치를 잊어버린다. 이 책은 과거 북한의 체제 하에서 삶을 선택할 수 없었던 저자의 인생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실제가 무엇인지 직관할 수 있게 만든다. 더불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저자는 전문 작가가 아니다. 이 책은 저자의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전하는 지난 날의 이야기과 인생의 신념에 관한 에세이다. 그래서인지 문장이 유려하지 않고,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담기는 특유의, 요즘의 말로 하면 ‘라떼는~’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 한국으로 입국하는데 교회의 도움이 컸고, 입국 후에도 교회의 도움이 받아서 종교적 믿음이 4,5장에서 크게 드러난다. 이 점이 독자에 따라서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통스런 지난 날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풀어내는 저자의 담담한 고백에서 진실을 볼 수 있고, 인생의 고난을 이겨내는 힘은 결국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임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추천의 말을 쓴 약수교회 담임 목사 ‘박원빈’은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새터민을 이해하고 통일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한다. 나는 여기에 더하고 싶다. 이 책이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인생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
♣ 저자 소개 (저자 : 황선희)
평양에서 태어났다. 불구자를 평양에 두지 말라는 방침에 따라 가족과 평북도로 이사를 갔고, 대학에의 진학을 꿈꿨지만, 교화소에 들어갔다 나온 아버지를 두었단 이유로 작가가 되고 싶어했던 저자는 그 꿈도 진학의 꿈도 접었다. 1998년, 북한에서 먹고살 길이 막막해 가족의 생계를 지키고자 탈북했다. 19년간 중국에서 신분증 없이 숨어 살다가 2017년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이제는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나는 한 살이다.’라는 각오로 모든 것을 새롭게 알아 가며 새로운 인생에 대한 꿈과 희망을 피우는 중이다.
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그 어떤 아픔의 시간이라도 훗날 되돌아보면 인생의 보약이 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고, ‘절망의 순간은 우리의 마지막 종착지가 아니다.’라는 것을 꼭 알려 주고 싶은 사람, 살아온 기적에 감사하며 딸과 더 멋진 인생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다.
그녀는 오늘도 미소를 품은 행복한 마음으로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 목차
1장. 선택권을 잃은 인생
아버지, 나의 아버지/ 시작된 인생의 내리막/ 어머니와 함께 울던 어린 날에/ 노력은 웃음거리가 되었다/
고난의 행군/ 시체와의 하룻밤/ 그날 어머니는 눈을 감았다
2장. 고향을 떠나 이국으로
사람들의 꿈, 굶지 않기/ 내일을 찾아 중국으로/ 2월의 압록강은 쌀쌀했다/ 이국에 디딘 첫발/ 짐승처럼 팔려 가 는 사람들/ 눈물로 부른 고향의 봄/ 죽고자 했으나, 죽어지지도 않던/ 공안국에 잡혀가다
3장. 시련의 겨울을 살다
가족들 몫만큼의 은혜/ 자유의 한국을 꿈꾸다/ 엄마라는 이름의 의무감/ 딸의 인생은 나와 같지 않길/
할 수 있다는 믿음의 힘/ 함께 찾아온 시련과 행운/ 다시, 또다시 도전하다
4장. 조금씩 되찾은 사람의 삶
자유를 향한 3박 4일/ 완전한 사랑을 만나다/ 낯선 이름, 꿈과 희망/ 비로소 깨달은 진짜 자유/ 사회에 내디딘 첫 발자국/ 멀어졌던 희망이 돌아오다/ 엄마에게도 꿈이 있었다
5장. 19년, 그 끝의 봄날
한 살의 인생/ 모든 것은 묻는 것에서부터/ 그저 똑같은 인간/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우리에겐 한계가 없다/
딸아, 세상의 모든 딸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