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욕망이 삶을 주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무엇이든 더 많이 가져야만 할 것 같은 강박적인 물질주의적 삶의 형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속되어 왔다. 전에는 1명이었던 놀부가 지금은 100명 쯤 된 듯하다. 마찬가지로 가난한 흥부도 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흥부는 다친 제비의 다리를 고쳐 줄 여력도, 설령 고쳐준다고 해도 은혜를 로또 당첨 같은 대박으로 갚아 줄 자비로운 제비도 없다. 그저 놀부 집에 찾아가 밥을 구걸하다 맞을 뺨만 더 거세고 단단해졌을 뿐이다. 익숙해진 탓이다. 예전에는 놀부 아내만 뺨을 때렸는데, 지금은 아무나 붙잡고 우리 뺨을 때리고 있는 듯하다. 그 이름도 거창한 통신비, 생활비, 전기세, 수도세, 기타 등등이다. 욕망이 주도하는 삶을 산다고 해서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런 삶을 벗어나지 못할까. <인디언 영혼의 노래>의 저자 시튼은 꽤 오래전에 그 이유를 알아냈다. 뭐 별 거 있나. 잘 살고 싶기 때문이지. 그런데 잘 살려고 발전해 온 백인의 문명은 저자에 의하면 실패한 노력이다. 넘치는 식량과 노동력, 그리고 자본은 적절한 조합을 갖추지 못해 ‘한 사람의 백만장자와 백만 명의 거지’를 만들어 내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그렇다면 시튼이 애정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해 온 인디언들은 어떤가. 과연 백인들이 실패한 문명의 완성을 그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을까?
일궈낸 자들도 이루지 못한 숙원을 인디언들이라고 척척 해낼 수는 없다. 애당초 인디언들에게는 그런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친화적인 인디언들에게 서구적 문명이란 보금자리를 깎아 만든 가시로 된 의자에 불과하다. 소유와 욕심을 경계하고 포용과 사랑을 미덕으로 삼은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을 뿐, 강을 비틀고 산을 깎아내리는 것은 그들의 삶이 아니다. 발전과 변화보다는 화합과 적응이 인디언 삶의 지표이다.
종교적 관점으로 시작해 인디언 전반의 삶과 문화를 다룬 <인디언 영혼의 노래>는 모든 종교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랑, 관용, 더불어 삶, 뭐 이런 것들 말이다.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것들. 인디언의 삶에 큰 애정을 가졌던 시튼이 과연 그들과 비슷한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지 않을까. 돌이킬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그들의 삶을 똑같이 따라할 순 없겠지만,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고자 할 때 하나의 지표가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 저자 소개 (저자: 어니스트 톰슨 시튼, 줄리아 M. 시튼)
저자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세계적인 동물학자이며 동물문학자이자 박물학자이며 화가. 1860년 영국의 사우스 실즈에서 스코틀랜드 명문가의 후손으로 태어났으나, 가세가 기울어 여섯 살 때 캐나다로 이주하여 토론토대학과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에서 수학. 어려서부터 대자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박물학자가 되려 했으나, 화가가 되길 원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영국에 유학하여 그림을 공부한 후 파리의 살롱에 출품하는 등 화가로서도 얼마간의 성공을 거두었다. 자신의 저서에 들어가는 삽화는 모두 직접 그렸다. 화가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로키산맥에 들어가 야영생활을 하면서 야생동물의 관찰에 힘써, 1898년부터 동물소설 《내가 아는 야생동물》을 비롯한 방대한 양의 《동물기》를 저술했다. 1900년부터는 급진적인 환경보호주의자이자 사회운동가로서도 활동하기 시작. 자연친화적 단체 ‘우드크래프트 인디언 연맹’을 창설했으며, 1930년에는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시튼 빌리지’를 세워 환경을 보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북미 인디언의 문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저자 줄리아 M. 시튼은 뉴욕의 헌터 칼리지에서 공부한 후 미국인디언의 예술, 공예, 음악에 관한 연구와 저술을 시작했다. 그녀의 첫 책 ‘인디언의 노래’속 삽화는 시튼이 그려 주었다. 그 작업이 계기가 되어 1935년 결혼했다. 시튼의 조력자로서 일하며 전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의 강연에도 동반 했다. 시튼이 죽은 후에도 산타페의 시튼 재단을 운영하는 한편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다 1975년 사망했다.
♣ 목차
서문
개정판 서문
CHAPTER 1 인디언의 영가
CHAPTER 2 인디언의 영혼
인디언의 영성│종교│인디언의 주일│추장과 선교사│인디언의 교의│
12계명│신비주의자와 주술사│인디언의 침묵│일상적 경배│인디언의 기도문│
오마하족의 기도│티와라에 바치는 찬양│장례와 죽음에 관한 믿음│죽음의 노래
CHAPTER 3 전통적 삶의 방식
성공적 사회주의자│기본적 법률│결혼과 이혼│아이들│여성의 지위│
순결│선교사들이 본 인디언│군인들이 본 인디언│우리의 현자들이 본 인디언│
마법은 범죄│주술사│범죄에 대한 처벌│치안 요원│고문과 가죽 벗기기
CHAPTER 4 열매로써 그들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육체적 능력│청결│용맹함│쾌활함│정직함│친절함│평화에 대한 생각│
아즈텍 부족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충고│조국애
CHAPTER 5 와바샤
와바샤의 가르침│천막에서의 규칙
CHAPTER 6 선조의 지혜
태초에│창세기│퀴체족의 창조 신화│완전한 부권│오마하족의 경구│선조들의 격언│
죽은 사슴을 위하여│늙은 양파 장수│고독한 추장의 교훈│테쿰세의 연설│
레드 재킷의 대답│인디언 담당관에게 시팅 불이 한 청원│노코다의 죽음
CHAPTER 7 인디언의 선지자들
하이어워사│포와턴│메타코미트│와바샤│폰티악│테쿰세│블랙 호크│
세퀴이어│크레이지호스│시팅 불│스모할라│제로니모 또는 고야쓸레이│워보카
CHAPTER 8 백인들이 기록한 인디언의 생각
마음의 친구│지나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위한 노래│갓난아이를 위한 노래│신의 신에게 바치는 노래│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탄식│최후의 노래│신의 북│죽음의 신발│불신은 없다
CHAPTER 9 어디로?
비전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