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는 전쟁영화다. 대부분의 전쟁영화는 전쟁의 처절함을 보여주며 전쟁의 무익을 말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처절함보단 그 속에 존재하는 인간에 집중한다. 이런 영화가 상영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감독과 연기자들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런 소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주는 넓고 광활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우주에 대한 생각은 점차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새로운 발견과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생각을 점차 넓혀왔기 때문이다.
이 책 <시간의 의자에 앉아서>는 우주에 대한 사색을 담은 프랑스의 유명한 천체물리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위베르 리브스의 에세이다. 그는 우주와 삶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건드리며 그동안 넓어진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조성환
현실을 이해하고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방식은 정서와 취향, 편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한 우리가 사는 문화권과 우리가 받은 교육도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 나는 내 안에 존재하는 이런 요인을 해체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살면서 경험한 것들, 천체물리학자로서의 경험에서 뿜어져 나온 것을 표현하고 내게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어떤 상황에서 판단이나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인적 신념’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p7
책은 세계의 주제를 짧은 글로 적고 있다. 처음부터 연속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저자는 이런 형태의 글을 적은 이유를 그만큼 주제를 다루기 어렵고, 왜곡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나 과학이 발전한다면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상식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짧은 글은 깊이를 전하기엔 조금의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들을 건드려 주고 있어 흥미롭다.
과학적인 지식으로 넓고 깊게 사색하는 그의 글을 살펴보면, 우주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세상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저자: 위베르 리브스)
캐나다 퀘벡에서 출생.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천체물리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이다. 맥길대학교와 코넬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하였고, 1960년대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을 지냈으며,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5권 이상의 대중교양서를 펴냈으며, 그중 여러 권이 번역되어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졌으며, 과학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몬트리올과 파리에서 우주론을 가르쳤으며, 2001년 아인슈타인상을 수상하였다. 2000년 이후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사라져가는 생물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환경단체 ‘인류생물다양성협회’와 ‘프랑스생명다양성기구’의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저서로는 《위베르 씨, 내일의 지구를 말해주세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생물다양성 그림 백과》 《천체 물리학자 위베르 리비스의 은하수 이야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괜찮아 우리는》이 있다.
♣ 목차
들어가면서
chap 1. 세계관
우주는 나의 집 / 영속성의 힘 / 우리의 조상, 별 / 수공업자들에게 경의를
우주에도 역사가 있다 / 우주배경복사 / 아름다운 이야기 / 똑소리 나는 자연
무심한 미녀? / 다시 세상을 매혹하다 / 우주를 지배하는 비옥한 법칙
자연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 우주의 복잡성 증대 / 세상은 이상하다 / 우주의 의식
chap 2. 우주 속 인간의 자리
자기애의 상처 / 오귀스트 블랑키와 영원한 회귀 / 쇼펜하우어와 생명에 대한 거부
니체와 카뮈의 환멸 / 우주의 열죽음 / 물질은 생명을 담고 있는가?
시간의 층위에 대한 논쟁 / 세계관의 불안정성에 대하여
chap 3. 믿음과 종교
나는 믿는 자인가? / 산타클로스는 없다 / 나를 넘어서 / 거기 누구 없소?
우주에 대한 경외 / 빈틈 많은 신 / 그렇다면 신은? / 어두운 의지
신은 어제의 신이 아니다 / 우연일까, 신일까? / 과학과 종교 / 밀레토스의 선서
종교가 불어넣는 영감 / 예수 현상 / 보지 않고 믿는다?
유해한 신조 진리 : 뿌리 깊은 환상
chap 4. 우주와 생명
내 원자의 이야기 / 지구의 생명은 우주에서도 보인다 / 지구의 자전 / 아이슬란드의 화산
사막의 오아시스 / 세상 관찰 / 원자의 거대한 재순환 / 왜 의식인가?
태어날 아기에게 보내는 편지 / 아이를 낳아야 할까?
지금, 그리고 우리가 죽음을 맞았을 때 / 우주의 의지에 맞서기
chap 5. 환경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 핵폭탄에 대하여 / 선구자 제임스 핸슨
개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 가장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 / 지성은 독사과일까?
거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 여섯 번째 대멸종 끝내기 / 미운 세 살
인류를 보존해야 할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 / 유토피아적 프로젝트
거울신경세포와 연민 / 인본주의를 위한 민주주의 / 우주의 교훈 / 제8요일의 장인들
세 개의 등불 / 광장에 놓인 과학 / 우리 본성의 가장 선한 천사
chap 6. 녹색의 자각
최초의 전사들 / 고래 만세! / 쾌락의 전략 / 동물은 바보가 아니다
동물의 법적 지위 / 섬들의 종말 / 자연 오아시스 / 채식주의자세요?
가능한 멋진 신세계? / 자연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환경보호에 동참하기 / 인간의 활동을 자연에 통합시키기
바티칸에서 날아온 희소식 / 작은 발걸음에 바치는 경의 / 탈성장의 위험
chap 7. “머릿속으로 흥얼거렸어”
샤를 트레네 / 전원 교향곡 / 바흐의 나단조 미사 /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죽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모차르트 / 슈트라우스의 왈츠 / 아름다움은 세상을 구원할까?
노령이여, 내가 여기 있노라 / 헨델의 메시아를 들으며
chap 8. 나는 무엇을 아는가?
세상의 신비 / 앎은 안심하기 위한 방식이다 / 단어의 의미 / 물질과 정신
물질과 정보 / 공룡의 시대에 / 정보와 복잡성 / 타자 치는 원숭이
우리가 가진 지식의 토대 / 수의 제국 / 오늘의 순결함
사고의 함정 /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 ‘위대한 원리’를 의심하라
선별적 기억 / ‘설명한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 / 선지자의 리스크
오스트레일리아인은 머리가 아래쪽을 향하지 않았다
논리에도 이야기가 있다 / 스피노자의 관점 / 누가 신을 창조했는가?
우리가 모르는 왕국이 얼마나 많은가! / 내가 만약 틀렸다면?
시가 익는 솥 / “파리는 미사를 올릴 가치가 있다”
chap 9. 경이로운 우연
보어와 아인슈타인 / 보너스 우연 / 데모크리토스, 우연 그리고 법칙
부러진 막대기 / 화분과 우연 / 나비효과 / 눈 결정의 원리
chap 10. 물질이 구조화할 때
물이 끓고 생명이 출현하다 / 자발적 세대 / 우주에서 벌어지는 활동 / 정보의 침투와 분산 우주는 체스판이 아니다 / 앙리 베르그송의 우주론 / 세포 자동자
chap 11. 우주론
우주는 몇 살일까? / 우주의 역사 / 원자를 낳는 항성 / 세상을 만든 불
빅뱅 이론의 약점 / 우주의 팽창과 어두운 밤의 수수께끼 / 순수한 빛의 우주
새로운 천문학의 탄생 / 질량과 암흑 에너지 / 세 개의 창문 논리 /생명의 미래
자연이 가진 힘의 전개 / 다중우주인가 여러 우주인가 / 우리는 화성인일까?
chap 12. 암묵
과학자에게 건네는 빅토르 위고의 충고 / 하늘에서 떨어진 돌
비옥한 법칙 / 보들레르의 상징의 숲
chap 13. 파편
악은 존재하는가? / 잠들기 전에 떠오르는 질문들 / 죽음의 시간
세상의 종말 / 무無 / 화분(후편)
참고문헌
감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