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한민

우리는 지금 잠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매일 같이 새벽부터 일어나 카페인이 잔뜩 들어간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해 밤늦게 집에 돌아가 쪽잠을 청하는 사람이 넘쳐난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수면 관련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적게, 늦게 잠을 자고 수면의 질 또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들의 입에서 항상 “피곤하다”라는 말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러분은 뒤에 이어지는 장을 읽고 자신의 생체시계가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 지식을 이용해서 자기에게 적합한 최적의 개인 루틴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0대는 게으르다느니, 새벽 4시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회사 간부야말로

훌륭한 롤 모델이라느니 하는 잘못된 미신을 깨뜨리고 싶다. – 24p

이 책의 저자는 평생 생물의 생체시계와 일주기 리듬을 연구한 신경과학자로서 사회와 개인 모두를 위해 개인의 생체시계에 맞는 수면과 생활 패턴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인간의 몸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밤낮이 바뀌는 24시간 주기를 기준으로 조직되어 있다. 일주기 리듬은 인간의 시신경이 교차하는 곳 양옆에 있는 시각교차위핵(SCN)에서 관리된다. 평균적으로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있다고 알려진 우리의 뇌에서 겨우 5만 개가량의 뉴런으로 구성된 이 작은 SCN이 우리 몸 전체의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다.

일주기 리듬은 단순히 우리가 언제 자고 깨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일주기 리듬은 수면의 양과 질, 인지 수행 능력, 호르몬 조절, 정신질환, 면역체계, 심지어 언제 약을 먹고 언제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을지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일주기 리듬은 현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결한 야간 근무와 노동의 성스러움에 밀려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서 잠은 오히려 일종의 방해물과도 같이 취급되고 있다. 저자는 개인의 생체 리듬과 수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통해 개인의 일주기 리듬에 맞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과 사회 전체의 삶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이 놀라운 정보가 지금까지는

대체로 무시되어왔다. 학교에서도 일주기 및 수면 건강에 대해 교육하지 않고,

의과대학에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작업 환경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433p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기에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끝없이 채찍질하지만 정작 언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현대 사회 속에서 자기 몸에 맞는 최적의 시간 분배, 데일리 루틴을 찾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 몸은 올바른 재료를, 올바른 장소에, 올바른 양으로, 올바른 시간에 필요로 한다.

생체시계는 이런 필요를 예상해 서로 다른 요구들을 충족해준다.

현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결국 죽는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일주기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사람은 더 오래, 더 행복하게 균형 잡힌 충만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 43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