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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라는 세계
맘카페라는 세계
  • 저자 : 정지섭 지음
  • 출판사 : 사이드웨이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321p
  • 청구기호 : 331.16-ㅈ488ㅁ
  • ISBN : 9791191998238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혜선

 

인터넷 창을 열어 맘충이라고 검색하면 수십 개의 뉴스와 커뮤니티가 나온다. 엄마()와 벌레 충()자를 합친 이 합성어는 일부 개념 없는 엄마들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한번 탄생한 언어는 시대적 흐름과 분위기에 따라 발전되기도 퇴화하기도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이 단어는 그 누구도 지칭할 수 있는 흔한 말이 되어버렸다. 맘충들이 모여있는 곳, 일명 맘카페는 자연스레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나에게는 남편 말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 하나가 있다.

내가 우리 동네 맘카페의 운영자라는 사실이다.

 

맘카페라는 세계는 지금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느껴보았을 맘카페의 양면성을 매우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5년 넘게 맘카페의 운영자로 활동해 온 저자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맘카페의 모든 것에 대해서 기록하였다. 저자는 맘카페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맘카페의 운영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사람들이 맘카페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편견이 본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명 대신 필명으로 책을 썼다. 그랬기에 더 내밀한 이야기가 가능했다.

 

엄마는 어떤 존재여야 할까? 이 사회는 엄마들에게 여러 미덕을 요구하지만,

엄마들은 그저 평균적인 보통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맘카페뿐만 아니라 육아와 모성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시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관대한 포용과 엄격한 훈육이 사라진 시대’, 엄마에게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강박적인 완벽함을 요구하는 사회의 시선은 저출산과도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 속 맘카페라는 커뮤니티의 위치를 탐구한다. 저자는 맘카페의 부작용을 성찰함과 동시에,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향한 혐오에 용기 있게 맞선다.

맘카페라는 특정 소재를 중심으로 저자가 겪은 체험과 에피소드가 상세히 쓰여 있어 다소 개인적인 글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마녀 소굴로 불리며 혐오의 대상이 된 맘카페에 대해, 독자들에게 직접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증오와 낙인찍기는 대개 무지와 몰이해로 발생되며, 우리 주변에 여전히 남아있다.

독서는 내가 겪어보지 않은 세상을 알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혐오와 차별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는커녕, 스스로에 대한 올바른 기준과 가치를 제대로 정립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 스스로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편견들과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기를 바란다. 그저 평범한 엄마로 살고 싶은 이들의 고독한 외침이 벽을 쌓은 곳, 맘카페에 대해서 궁금한 이들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 누구라도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저자 소개 (저자: 정지섭)

 

1985년에 태어났다. 어린 시절 서울과 광역시, 여러 소도시, 미국 캘리포니아 등을 두루 거치면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국책은행에서 10년간 직장 생활을 했다. 2015년 결혼하여 11녀를 키우고 있다. ‘엄마로서 그저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왜 이토록 힘이 들까?’ 첫아이 임신 직후부터 워킹맘 생활 내내 머릿속에 가득했던 이 물음은 전업주부가 된 지금까지 미결로 남아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문장은 바로 그 물음표와 함께 탄생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나는 어쩌다가 맘카페의 운영자가 되었는가

 

1. 들어가며: 모든 비밀의 시작

2. 내가 맘카페 중독자가 된 사연

3. 친언니 같았던 맘카페의 배신

4. 길고도 험한 여정의 시작

 

2부 맘카페 안을 깊이 들여다보면

 

1. 맘카페의 필요성과 만드는 과정

2. 세상의 부정적인 시각을 딛고

3. 동질감이라는 덫

4. 사람들은 왜 맘카페에 빠져드는가?

 

3부 둥글둥글한 세계

 

1. 맘카페에서 강퇴는 무슨 의미인가

2. 이 공간의 가장 중요한 불문율

3. ‘프로불편러의 등장

4. 둥글둥글한 욕망의 충돌: 사교육에 관하여

5.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명암

 

4부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1. “뭉치면 힘이 된다

2. 정치 아르바이트는 실존하는가?

3. 게시판의 여론이 확성기로 바뀌는 순간

4. 맘카페에서 정치 글은 왜 금지하는 추세가 되었는가?

5. “불편하신 분들은 패스해 주세요라는 함정

 

5부 고립된 성()

 

1. 마녀들만 남은 음침한 곳

2. ‘나는 힘이 없는 존재입니다라는 무기

3. 맘카페가 돈이 된다는 시선에 관하여

4. ‘예비맘이라는 아픈 쟁점

5. 우리 마음속의 전쟁터

 

6부 전면적인 혐오의 확산

 

1. 맘카페 혐오에 대한 단상

2. 어쩌다가 엄마는 혐오의 대상이 되었나

3. 아이 혐오로의 확장

4. 불행한 임신, 저주받은 육아

5. 다시, 모성을 생각한다

 

7부 행복의 문

 

1. 엄마로서의 자존감

2. 우리 사회의 가족이란 무엇인가

3. 파파카페도 생겨나기를 바란다

4. 나가며: 아이를 키우며 변한 나의 가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