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광진정보도서관

광진구립도서관 모두 보기

주메뉴

애도의 기술
애도의 기술
  • 저자 : 박우란 지음
  • 출판사 : 유노라이프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191p
  • 청구기호 : 186.5-ㅂ422ㅇ=2
  • ISBN : 979119110481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고대민

 

인생을 살아가며 무언가를 잃은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였고 후회는 없는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하였을지 말이다. 이 책은 심리상담가인 저자가 상실의 순간을 겪은 다양한 이들과의 상담 경험을 통해 어떻게 애도해야 하는가에 대해 안내한다.

 

저자는 애도를 해야 하는 이유와 무의식중의 상실, 그리고 그 후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애도의 필요성을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수도원에서 수도자 준비를 하던 남편과 만나 결혼하게 되며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부모와의 마찰과 아버지의 수도자에 대한 갈망을 못 이룸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시간이 지나며 무뎌졌으나, 아이를 출산하고 무의식 중에 자녀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해소되었다 생각했던 분노와 갈등이 응어리가 되어 마음에 남아있던 것이다. 본인에 대한 애도가 없었기에 무의식중 자녀를 갈등 해소를 위한 수단이자,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염원을 이뤄줄 대상으로 여겼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슬픔과 상실뿐 아니라 분노까지 애도를 통해 덮어놓지 말고 끊어내야 할 것들과 대물림 되지 않기 위해 애도해야 한다 설명한다.

 

사실을 알리고 그 결과가 충격과 흔들림이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겪어 낼 수 있도록 단단히 지탱하며 버티어 주는 것이 연대입니다. 우리는 개인이지만 사회 속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애도할 수 있을 때, 충분히 애도해야 합니다 .그 어떤 비극에도 우리는 다시 설 수 있고 남은 자들은 새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부재는 사라져 없어짐이 아니라 분명히 존재했다는 선명한 흔적이니까요.” p.136-137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공허를 느끼는 사람, 평범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 외국 거주자, 의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갑작스레 친한 친구의 소식을 듣지 못하게 된 학생 등 공통점 하나 없는 사람들의 사례가 나온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저자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들 모두 얕든 깊든 애도의 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애도라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 단순히 특정 상황에서만이 아닌 늘 필요한 것인 것이라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마음속의 얘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상처가 될까, 약점이 될까 봐 묻어두고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결국 모르는 사이 썩고 곪을 뿐이다. 진정한 해소는 그것을 충분한 시간을 듣고 감추려 하지 말고 애도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픔을 폄하하고 좋은 점만 보게 하는 것이 아닌,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면 우리는 스스로를 인식할 수도 자신에게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돌아갈 수 없다면 애도는 끝나지 않는 반복으로 소환될 뿐입니다.” p.218

 

사람에게는 누구든 어두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깊은 어둠을 부정하고 걷어낸다면 남는 것은 공허와 허무뿐인 것이다. 이 책은 애도의 기술(技術)이자, 기술(記述)이다. 애도를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이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이들의 사례집과 같은 것이다. 다양하게 적혀있는 애도의 시간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애도의 순간은 누구나에게 필요한 것이기에, 고통과 자책, 후회의 이유에 대해서 깨닫고 끝맺음짓기 위해서 말이다. 상처와 아픔이 회복될 수 있도록 믿으며 묵묵히 응원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공허함과 원인모를 불합리한 감정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평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소개 (저자: 박우란)

 

정신분석가. 동국 대학교 교육 대학원 상담 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서울 불교 대학원 대학교 상담 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안산 정신과 병원 심리 치료실, 서울시 청소년 상담 지원 센터 등을 거쳐 현재 심리 클리닉 피안에서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여 회 이상 심리 상담 및 꿈 분석을 진행했고 강의 활동과 정신분석 집단을 운영했다.

분석가가 되기 전, 대학교를 다니다 수도원에 입회해 10여 년을 살며 영성과 심리를 공부했다. 고통스런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았으나, 인간의 삶과 마음에 대한 멈추지 않는 물음에 답을 찾고자 환속했다.

수도원 생활에서도 끝끝내 찾지 못했던 의 혼란과 고민의 정체를, 정신분석을 받고 경험했다. 3년 동안 LPI(Lacanian Praxis Institute)에서 라캉 정신분석 분석가 수련을 끝내고, 현재 분석실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다.

분석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삶은 온통 애도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쓴 책을 돌아보면 온통 그들에 대한 애도였고, 글을 쓰는 일은 끝없는 애도의 길 한 켠에 서 있는 일이었다. 홀로 서성이고 슬퍼하는 사람들, 방황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또 다시 펜을 들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여자의 심리코드, 남편을 버려야 내가 산다,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산다

 

1장 슬픔이 나를 집어삼킬 때 _ 애도의 이유

애도하지 않은 것은 반드시 돌아온다

나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

복수로서의 애도

잃어버린 대상, 나에게 되돌아오다

함께 울어야 할 때

모든 애도는 산 자를 위한 것이다

 

2장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상실_ 애도의 발견

결혼했지만 결혼하지 않았다

그녀가 잃어버린 것들

내 것이 되지 못한 내 것

증상으로서의 애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

 

3장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_ 애도의 실천

빈 곳을 채우다

죽은 자를 그리다

마음껏 애도할 권리

충분히 빠져서 충분히 사랑하다

환상을 버려야 내가 산다

나를 소외시키지 말 것

잃어야 할 것은 잃어야 한다

 

4장 더 이상 아프지 않다 _ 애도 이후

너는 내가 될 수 없다

수없이 잃어버리고 마침내 찾은 것

나를 위한 책임감 있는 선택

매일 미워하고, 매일 사랑하다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 삶